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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경제/경영2021년약 6분

하드씽

벤 호로위츠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정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도, 경영자는 결정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팀이나 회사를 실제로 책임지고 있고, 최근 잠이 잘 안 오는 사람에게 맞는다. 특히 사람을 내보내야 하거나 현금이 마르고 있는 상황이라면 바로 읽을 값어치가 있다. 반대로 아직 아이디어 단계이거나 성장 전략 프레임워크를 찾는다면 다른 책이 낫다.

한눈에 보기

경영서 대부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다룬다. 이 책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를 때'를 다룬다. 호로위츠는 이것을 "하드씽"이라 부른다. 매출이 90% 증발하고, 함께 시작한 친구를 해고해야 하고, 회사에 남은 현금이 몇 주치일 때. 여기엔 공식이 없다. 그래서 저자는 자기 회사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갔던 순간들을 시간순으로 풀어놓는다. 조언이 아니라 기록에 가깝다. 정리해고 통보, 임원 강등, 회사 매각 결정 같은 장면을 실제 대사 수준까지 내려가 재현한다. 답을 주는 대신, 그 상황에서 무엇을 붙잡았는지를 보여준다.

기존 경영서가 성공한 회사를 역산해 원칙을 뽑아냈다면, 이 책은 실패 직전의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남긴다. 성공담은 생존자만 말하기 때문에 언제나 매끄럽다. 반면 이 책의 장면들은 어느 쪽을 골라도 손해인 상태에서 시작한다. 호로위츠는 CEO의 일이 '옳은 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나쁜 선택지들 중 덜 나쁜 것을 고르고 그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리더십을 재능이 아닌 훈련의 문제로 다룬다. 편안한 자리를 견디는 능력이 아니라, 불편한 자리에 계속 앉아 있는 능력에 관한 책이다.

핵심 인사이트

  1. 01

    CEO의 일은 '정답 찾기'가 아니라 '덜 나쁜 것 고르기'다

    어려운 결정에는 좋은 선택지가 없다. 좋은 선택지가 있었다면 이미 아랫사람 선에서 처리됐을 것이다. 위로 올라오는 문제는 대부분 어느 쪽을 골라도 누군가 다치는 문제다. 예를 들어 핵심 인력을 지키려면 다른 팀 예산을 잘라야 하고, 제품을 살리려면 고객 몇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최선의 답을 찾을 때까지 결정을 미루는' 리더는 사실 결정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장 나쁜 쪽을 고른 것이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선택지가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관점을 받아들이면, 결정의 품질을 '옳았는가'가 아니라 '제때 내렸고 책임졌는가'로 재게 된다.

  2. 02

    나쁜 소식은 빨리, 자세히, 직접 말해야 한다

    리더는 본능적으로 나쁜 소식을 늦춘다. 사기를 지키고 싶어서다. 하지만 조직에서 정보는 언제나 새고, 늦게 전해진 진실은 '숨겼다'는 사실까지 얹혀서 도착한다. 그 순간 잃는 것은 그 정보 하나가 아니라 리더가 말하는 모든 문장의 신뢰다. 반대로 문제를 먼저 꺼내면 조직 전체가 해결에 투입된다. 나보다 그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 회사 어딘가에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CEO의 역할이 '분위기 관리'가 아니라 '진실의 유통'이라고 본다. 감추는 리더는 문제를 혼자 짊어지다가 결국 조직의 힘을 못 쓴다.

  3. 03

    해고는 실행보다 '설계'가 전부다

    정리해고에서 진짜 어려운 건 대상자가 아니라 남는 사람이다. 남는 사람은 그 과정을 보면서 '이 회사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학습한다. 그래서 통보를 인사팀에 떠넘기거나, 애매한 말로 포장하거나, 며칠에 걸쳐 질질 끄는 방식은 최악이다. 관리자가 자기 팀원에게 직접, 짧게, 이유를 명확히 말해야 한다. 실적이 아니라 회사의 판단 착오 때문이라면 그렇다고 말해야 한다. 이 원칙을 지키면 회사는 축소되면서도 신뢰는 유지한다. 어설프게 하면 인원은 줄고 사기는 그보다 더 줄어든다.

  4. 04

    평시의 CEO와 전시의 CEO는 다른 직업이다

    상황이 안정적일 때 리더는 합의를 만들고 자율을 넓히고 큰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회사가 죽어가는 국면에서는 정반대의 행동이 필요하다. 전시의 리더는 세부까지 파고들고, 토론을 자르고, 규칙을 어겨서라도 한 방향으로 몰아붙인다. 문제는 많은 조직이 한쪽 모드만 익힌 사람을 반대 국면에 앉힌다는 점이다. 잘 나갈 때 유능했던 관리자가 위기에서 무너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래서 리더가 스스로 물어야 할 첫 질문은 '나는 어떤 스타일인가'가 아니라 '지금이 어떤 국면인가'다. 국면이 바뀌면 같은 사람도 행동을 바꿔야 한다.

  5. 05

    직급은 사람 관리가 아니라 '거짓말 방지 장치'다

    직급 체계가 없으면 회사는 협상 잘하는 사람에게 유리해진다. 목소리 큰 직원이 과한 타이틀을 받아내고, 조용히 일하는 직원은 밀린다. 그래서 저자는 직급을 복지가 아니라 '기준의 공개'로 본다. 각 레벨이 무엇을 해내는 사람인지 정의되어야, 승진이 인기투표가 아니라 판단이 된다. 동시에 반대 위험도 크다. 실력에 비해 높은 직급을 준 사람이 하나 생기면, 조직 전체의 기준이 그 사람 수준으로 내려앉는다. 그래서 직급 인플레이션은 친절이 아니라 조직에 남기는 부채다.

  6. 06

    채용은 '강점'으로 하고, 평가는 '결과'로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약점이 없는 후보를 찾으면 대개 뾰족한 강점도 없는 사람이 남는다. 그래서 채용 기준은 '이 사람의 약점을 견딜 수 있는가'와 '이 자리가 요구하는 한 가지를 압도적으로 잘하는가'여야 한다. 다만 여기엔 함정이 있다. 큰 회사에서 잘한 사람이 작은 회사에서 실패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갖춰준 기반 위에서 잘한 것인지, 맨땅에서 만들어낸 것인지는 다른 능력이다. 그래서 면접에서 물어야 할 것은 성과의 크기가 아니라 그 성과에서 본인이 실제로 한 일이다.

이렇게 적용한다

상황회사 실적이 나빠졌는데, 팀에 언제 어디까지 공유할지 고민될 때

숨기는 선택지를 먼저 지운다. 다음 팀 미팅에서 상황·원인·현재 대응·다음 확인 시점을 순서대로 짧게 말한다. 모르는 것은 '아직 모른다'고 말하고 언제까지 알아보겠다고 날짜를 붙인다. 질문 시간을 반드시 남긴다.

상황성과가 나지 않는 팀원을 두고 몇 달째 결정을 미루고 있을 때

'조금 더 지켜보자'가 결정이라는 걸 인정한다. 기대치와 기한을 문서로 적어 본인에게 직접 전달하고, 그 기한이 지나면 유예 없이 실행한다. 통보는 위임하지 않고 직접 한다. 이유는 한 문장으로 명확히 말한다.

상황위기 국면인데 회의가 계속 합의만 찾고 결론이 안 날 때

지금이 평시인지 전시인지를 먼저 선언한다. 전시라면 의견 수렴 단계를 줄이고, 결정권자와 마감 시각을 회의 시작 때 못 박는다. 반대 의견은 회의 안에서만 받고 회의 후에는 실행에 맞춘다.

ACTION ITEMS

오늘 바로 할 수 있는 것.

  • ✓지금 미루고 있는 결정 하나를 적고, 마감 날짜를 캘린더에 넣는다.
  • ✓팀에 아직 말하지 않은 나쁜 소식을 한 줄로 적고 언제 말할지 정한다.
  • ✓우리 팀이 지금 평시인지 전시인지 한 문장으로 판단해 적어 둔다.
  • ✓핵심 팀원 한 명과 30분 일대일을 잡고 '요즘 뭐가 제일 답답한지'만 묻는다.
  • ✓채용 중인 자리의 '이 자리가 요구하는 한 가지'를 한 문장으로 다시 쓴다.
  • ✓현금 잔고 기준으로 몇 개월 버틸 수 있는지 오늘 숫자로 계산한다.

밑줄 그은 문장

“문제를 피하는 데 드는 힘이, 문제를 푸는 데 드는 힘보다 크다.”

이 책이 답하지 않는 것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의 창업자·경영자 경험에 기반한 회고록이라, 체계적으로 검증된 경영 이론서는 아니다. 조직을 처음 만드는 단계나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문제에는 도움이 적고, 회사를 책임지는 위치가 아닌 독자에게는 상황 자체가 멀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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