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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글쓰기2026년약 5분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 김영사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매일 쓰고, 부사를 지워라.”

이런 상황이라면

쓰긴 써야 하는데 첫 문장 앞에서 매번 멈추는 사람에게 맞는다. 블로그든 뉴스레터든 보고서든, 문장이 늘 부풀고 어색하다고 느낀다면 더 맞는다. 반대로 출판 시장 공략법이나 콘텐츠 기획 전략을 찾는다면 이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한눈에 보기

이 책은 "나는 글재주가 없다"는 말 뒤에 숨은 진짜 문제를 다룬다. 킹은 글쓰기를 영감의 영역에서 끌어내려 연장통의 문제로 바꾼다. 어휘, 문법, 문단이라는 기본 연장을 갖추고, 매일 정해진 분량을 채우는 일이 먼저다. 전반부는 자신이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를 회고하고, 후반부는 실제로 문장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가르친다. 회고와 실기가 붙어 있는 구조가 핵심이다. 재능 있는 사람의 무용담이 아니라, 습관이 재능을 만들어온 과정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기존 작법서가 구성과 기법을 설계도처럼 가르쳤다면, 킹은 플롯을 불신한다. 상황을 만들고 인물을 그 안에 넣은 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라고 말한다. 글쓰기는 계획의 산물이 아니라 발굴의 과정이라는 관점이다. 화석을 부수지 않고 흙을 털어내듯 이야기를 꺼낸다. 그래서 이 책의 조언은 "무엇을 쓸까"보다 "어떻게 덜어낼까"에 가깝다. 잘 쓰는 법이 아니라 나쁘게 쓰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핵심 인사이트

  1. 01

    부사는 실력이 아니라 불안의 흔적이다

    킹은 부사를 글쓰기의 잡초로 본다. "그는 문을 세게 쾅 닫았다"에서 "세게"는 아무것도 더하지 않는다. 이미 "쾅"이 그 일을 했기 때문이다. 부사를 붙이는 순간은 대개 앞 문장이 충분치 않다고 스스로 의심하는 순간이다. 즉 부사는 문장의 약함이 아니라 쓰는 사람의 불안을 드러낸다. 그래서 부사를 지우는 훈련은 표현을 다듬는 일이 아니라, 동사와 명사를 제대로 고르게 만드는 압박 장치다. 결과적으로 문장은 짧아지고, 독자가 상상할 자리가 생긴다.

  2. 02

    문은 두 번 열린다

    킹은 초고를 문 닫고 쓰고, 퇴고를 문 열고 쓰라고 말한다. 초고 단계에서 남의 시선을 들이면 아직 형태가 없는 것을 변호하게 된다. 변호가 시작되면 쓰는 속도가 멈추고, 멈춘 이야기는 대개 완성되지 않는다. 반대로 퇴고 단계에서 문을 닫고 있으면 자기 글의 결함이 영영 보이지 않는다. 초고는 자기 자신을 위해, 퇴고는 독자를 위해 쓰는 두 개의 다른 작업이라는 뜻이다. 많은 사람이 실패하는 지점은 이 두 모드를 한 번에 하려는 데 있다. 쓰면서 고치면 둘 다 못 한다.

  3. 03

    플롯이 아니라 상황에서 출발한다

    킹은 미리 짠 플롯을 인위적이라고 본다. 인물이 설계도를 따라 움직이면 독자는 그 조종의 흔적을 귀신같이 알아챈다. 대신 그는 "이런 상황에 이 사람이 놓이면?"이라는 질문 하나로 시작한다. 갇힌 작가와 그를 구해준 광적인 독자, 그 조합만으로 이야기는 스스로 굴러간다. 여기서 작가의 일은 지휘가 아니라 관찰과 기록이다. 이 관점은 소설 밖에서도 쓸모가 있다. 기획서든 에세이든, 결론을 먼저 정하고 끼워 맞춘 글은 읽는 사람이 먼저 눈치챈다.

  4. 04

    많이 읽지 않으면 쓸 재료가 없다

    킹은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 외에 지름길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읽기는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입력의 문제다. 좋은 문장은 무엇이 되는지 알려주고, 나쁜 문장은 무엇을 피할지 더 선명하게 알려준다. 그래서 형편없는 책도 훈련 자료가 된다. 무엇이 안 먹히는지 몸으로 확인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쓸 게 없다"는 슬럼프는 재능 고갈이 아니라 입력 부족이다. 쓰는 시간이 막혔을 때 늘려야 할 건 책상 앞 시간이 아니라 읽는 시간일 수 있다.

  5. 05

    퇴고의 기준은 감이 아니라 비율이다

    킹은 고쳐 쓸 때 분량을 일정 비율로 줄이라는 대략의 기준을 제시한다. 감으로 다듬으면 결국 아끼는 문장을 남기게 된다. 숫자를 정해두면 애착과 무관하게 잘라낼 것이 드러난다. 특히 공들여 쓴 문장일수록 먼저 의심해야 한다. 그 문장은 대개 독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해 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원칙의 진짜 효용은 문장 다이어트가 아니다. "덜어내도 뜻이 살아 있는가"를 매번 검증하게 만들어, 글의 뼈대가 튼튼한지 확인시킨다는 데 있다.

  6. 06

    정직한 대화가 인물을 만든다

    킹은 인물 설명보다 인물이 하는 말을 신뢰한다. 사람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당할 때보다 말하는 걸 들을 때 더 정확히 파악된다. 그래서 대화는 장식이 아니라 성격의 증거다. 문제는 많은 초보가 대화를 예쁘게 다듬으려 한다는 점이다. 실제 사람은 문법에 맞게 말하지 않고, 거칠거나 저속하게 말하기도 한다. 그 결을 지우면 인물은 즉시 인형이 된다. 좋게 보이려는 자기검열이 글의 진실성을 가장 먼저 죽인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렇게 적용한다

상황뉴스레터 원고를 며칠째 붙잡고 문장만 고치고 있을 때

고치기를 멈추고 끝까지 초고를 완성하는 데만 집중한다. 문을 닫는 단계와 여는 단계를 분리하는 것이 목적이다. 초고를 끝낸 뒤 하루 묵히고, 그다음에 처음으로 읽는 사람의 눈으로 다시 연다.

상황회사 보고서나 제안서가 길기만 하고 안 읽힌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분량을 10분의 1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고, 부사와 수식어부터 지운다. 지운 뒤에도 뜻이 유지되면 그 단어는 원래 필요 없던 것이다. 남는 문장은 동사와 명사로만 버티게 만든다.

상황쓸 소재가 떨어졌다고 느끼고 책상 앞에서 시간만 보낼 때

쓰기를 잠시 멈추고 입력을 늘린다.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을 읽는 시간으로 바꾸고, 읽으면서 걸리는 문장에 표시해 둔다. 좋아서 표시한 것과 어색해서 표시한 것을 나눠 두면 그대로 자기 문장의 기준이 된다.

ACTION ITEMS

오늘 바로 할 수 있는 것.

  • ✓오늘 쓴 글에서 부사를 전부 찾아 지우고, 지워도 뜻이 남는지 확인한다.
  • ✓매일 쓸 목표 분량을 숫자로 정하고 오늘 치를 채운 뒤 기록한다.
  • ✓쓰다 만 원고 하나를 고치지 말고 끝까지 밀어붙여 초고를 완성한다.
  • ✓완성된 원고의 분량을 10퍼센트 줄이는 퇴고를 한 번 돌린다.
  • ✓가방이나 휴대폰에 읽을 책을 하나 넣고 오늘 대기 시간에 읽는다.
  • ✓글 쓰는 90분 동안 알림을 끄고 방문을 닫는 환경을 만든다.

밑줄 그은 문장

“문을 닫고 쓰고, 문을 열고 고쳐라.”

이 책이 답하지 않는 것

소설 창작, 특히 장르 소설을 쓰는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라 논문이나 기술 문서처럼 구조와 근거가 중요한 글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출판 계약이나 마케팅 같은 작가의 비즈니스 측면도 다루지 않는다. 자서전 성격의 분량이 상당해 실기만 원하는 독자에게는 돌아가는 길처럼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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